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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/일상 꿀팁

퇴사일기 1. 퇴사했다.

by 얌뚜니 2022. 11. 20.

 

퇴사-일기-1


5년 넘게 다니던 남들이 보기에 좋다고 하는
안정적인 회사를 퇴사했다.

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물론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다.

처음 퇴사하는 것도 아니고, 벌써 두 번째 정규직 퇴사이기에 별 거 아닐 줄 알았다.
그런데 처음했던 퇴사보다 심적으로
더 많이 힘들었다. 이상했다.

퇴사를 생각하고 직접 손으로 사직서를 쓰니
실감이 나서 눈물이 마구마구 쏟아졌다.

더 고생하고, 더 진심으로 일했고,
실수 없이 최선을 다해 일해서
아쉬움과 서운함이
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.

돌이켜 생각해보면 퇴사 고민은
사실 3년 차부터 시작됐다.

반복적인 일만 하는 회사에서
내가 살고 있다고 느낀 적이
손에 꼽기 힘든 정도였으니까.

그리고 꽤 자주 폭언과 무시를 당하면서도
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연신 '죄송합니다.'
밖에 없었다.

죄송하다고 하면 상황이 제일 빨리 해결됐고,
나는 빨리 이 거지 같은 상황을 해결하고
얼른 다른 일들을 마무리해야 했다.

처음에는 죄송한 것이 없으면서도 죄송하다고
말하는 상황이 아무렇지 않았고
아무 타격도 없었다.
그만큼 내가 단단했고 자존감이 높았나 보다.

그런데, 몇 년 동안 계속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
이제 진짜 내가 볼품없는 사람인 것 같은
느낌이 들었다.

분명 반짝반짝 빛나고 긍정적이고 잘 웃는,
자신감 넘치던 내가
어느샌가 모든 게 다 무섭고 소극적이어지며
작아지는 나로 변했다.

작은 일에도 욕먹을까 봐 걱정됐고,
안 좋은 소리 하나하나가
내 상처를 마구 쑤셨다.

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?
내가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나?

'다들 그러고 살아.'라는 말에 나를 몇 번이고
다잡아봤지만 상처가 연신 쌓여
아물 수 없어졌다.
아이러니하게도 이 지경에 이르니
드디어 결심이 섰다.

'퇴사해야겠다.'

그동안 안정적으로 매달 나오는
적지 않은 월급으로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
괜찮다고 다독였었다.

그 편안함과 달콤함은 계속 나를
작아지게 만들었고,
회사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하는
아편과도 같은 힘이 있었다.

이제 우물 안에서 벗어나
새로운 세상으로 출발하려고 한다.
솔직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던 기간이
너무 길어서 아직 무섭고 겁나고
후회할 것 같기도 하다.

그래도 평생 이렇게 살 순 없고,
또 그러기 정말 싫기에 용기를 내려고 한다.
새로운 삶을 살아보자.

용기를 갖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
꾸준히 시도하면 무엇이든지
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안다.
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
내게 조금 더 밝고 행복한 삶을
선물해주고 싶다.

이제 시작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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